에세이/오늘 아침, 산책
내가 사랑하는 사람
건전육성
2021. 6. 30. 10:36
내가 사랑하는 사람
- 정호승 -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오늘 아침, 산책]
세상의 소외된 곳에서 외롭게 지내는 사람들을
기쁨보다는 슬픔을 함께할 수 있는 사람
우리는 그런 사람을 동경하면서도
실제로 그런 삶을 살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인간의 이중성에 까지 생각이 닿는 것은
내가 결코 과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런 삶을 살아내고 있는 사람을
박수하고 존경하는 것이겠지요.
이 이중성이 현대인의 불안 원인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이 시를 되뇌이면서 '생각대로 살기' 또는 '살아내기'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
여기서 '나'는 누구일까요?
혹, '신'은 아닌지 생각해 보면서 읽어 내려가니
시의 또다른 의미로 빠져 듭니다.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라는 말도
무언가 할말을 남기기도 하지만요.
#21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