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내리사랑"이라는 핑계
건전육성
2010. 11. 19. 10:02
내리사랑...
내 마음속에는 부모님의 자리가 컸었다.
혼자생각에 마마보이가 아닐까 하는 정도로..
세상의 자식들은 누구나가 다 그러하듯
나 역시 돈벌어서 호강시켜드려야지 하는 생각
늘 품고 살았다.
그렇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고향에 내려가면 점점 더 연로해지시는 부모님,
뭐 하나 제대로 해 드릴 것 없는 내 처지..
여행 기회라도 생기게 되면 아직 부모님도 가보지 못한 곳을
내가 먼저 가도 되겠냐는 어쭙잖은 죄책감을 생각해본다.
로또라도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가끔 사 보기도 한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님의 마음을 조금씩 알아간다.
이 역시도 어쩌면 교만인지도 모르겠다.
어찌 내가 부모님 마음을 알까??
'너도 자식 낳아서 길러봐라..'
하던 어머님 말씀이 생각난다.
자식을 낳고 길러보니 그때의 어머님 말씀이
조금씩 가슴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인제 6년 키웠는데도 애잔거리니..
30년을 넘게 키운 부모님 마음은 오죽하랴..
어머니는 그 가슴앓이 다 하셨단 말인가?
여지껏 나는 왜 겨자씨알만큼도 몰랐단 말인가??
나를 낳고 부모님은 얼마나 많은 꿈을 꾸었을까?
지금의 나처럼..
제대로 살아야겠다.
내가 부모님께 돌려드릴 수 있는 최고의 것이다.
문득..
어쩌면 나는 부모님께 돌려드리는 것이 아까워
오늘도 부모님보다 내 자식 챙기며 '내리사랑'이라는 핑계를 대고 있는지 모르겠다.